Topic /1
NPC이름
레이티스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전 레이티스라고 해요. 구해준 건 고맙지만... 에아몬이... 제가 아는 모든 것이... 사라졌어요. 별로 값어치가 있진 않지만, 이거라도 받아 주세요. 그 괴물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니까요.
바란의 일지 III Text Audio /1
이름
이 편지를 발견하게 될 자에게,

이 기묘하고도 뒤틀린 세상에서는 이해를 초월한 일들이 벌어졌다. 시간이란 개념보다 오래된 악이 주위를 배회하며, 오리아스의 아들인 발도 캐사리우스의 기억을 먹잇감으로 삼는 식으로 말이다.

아아, 캐사리우스를 집어삼켜온 마귀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존재였다. 녀석은 우리가 일전에 찾아냈던 '부패'를 퍼트리기를 갈망하는 존재가 분명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악마의 뒤를 쫓았는지 모르겠다. 동료들이 광기의 조짐을 보이기에 충분할 정도의 세월이었으려나. 사이러스의 과감한 통솔력과... 희생이 아니었더라면, 우리 모두 악의 손아귀에 떨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헤아리지도 못할 정도로 시도했건만, 악마를 처단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발도의 딸인 자나가 악마를 봉인할 방법을 찾아냈다. 그녀로 하여금 아버지를 희생시키는 방안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의 영혼이 평안히 잠들기를. 사이러스가 아니었다면 이번 도박은 실패로 끝났으리라. 악마는 쉽사리 굴복하지 않았다. 기를 쓰고 자나의 기계 장치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러던 중에... 사이러스가 녀석한테 뛰어들었다. 우리는 악마가 그에게로 짓쳐들어오는 광경을, 결국은 손아귀에서 힘을 빼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이내 함정으로 끌려 들어간 사이러스와 악마가 현실을 벗어나 버렸다. 그렇게 둘은 사라졌다.

그러다가 사이러스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귀환하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은 없었다. 그의 시선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눈도 깜빡이지 않고, 광기 어린 중얼거림을... 쉼 없이 이어갈 뿐이었다. 이윽고 사일러스의 표정이 검은 영혼에 빙의된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그러졌다. 그는 계속해서 우리한테 덤벼들었다. 우리로서는 그를 억누를 수조차 없었기에, 그 자리를 벗어나는 수밖에 없었다. 그제서야 고향으로 돌아갈 길이 막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귀향을 망쳐놓은 범인은 발도의 딸이었다.

여기서 얼마나 갇혀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최소 몇 주는 지났겠지. 아니, 몇 년일지도. 아틀라스에서의 시간은 신기루와도 같으니까.

이 편지를 읽는 자여. 정신이 완전히 나가버린 게 아니라면, 여기서 머물지 마라. 오리아스나 당신이 떠나왔던 그곳으로 돌아가라. 사이러스의 영웅적인 면모와 희생을 알리고, 그와 우리가 일행이 밝혀냈던 비밀과 함께 죽어가게 놔두길 바란다.

믿음을 잃은 자, 바란
BaranGlyph3